북한이 6일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또다시 발사했다. 이날 동해에서는 미국 항공모함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훈련이 또다시 실시됐고,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통화를 통해 북한에 엄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일이 협력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이날 북한 전투기·폭격기 12대가 우리 군이 설정한 특별감시선 밑으로 시위성 편대비행을 하고, 우리 군 전투기 30대가 출격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한반도 상황이 출구가 보이지 않는 대치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북한이 이날 오전 동해상으로 쏜 탄도미사일 2발은 최근 12일 사이 여섯번째 미사일 발사다. 한미일은 이날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지난달 30일 3국이 동해 공해상에서는 처음으로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한 데 이어 엿새 만이다.
한반도 해역을 떠났던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은 5일 밤 동해로 돌아와 이 훈련에 참가했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 항공모함이 되돌아온 것을 비난하는 공보문을 냈는데, 이날 미사일 발사가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무력시위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핵실험 등 ‘더 강한’ 군사행동을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응은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외엔 보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에 대해 “강력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25분간의 전화통화에서 “도발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한미일 3자간 안보협력은 물론 안보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굳건히 연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한일 관계는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강제동원 피해 등 현안에 대해 일본은 ‘한국이 해법을 가져오라’는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는데도 북한 미사일·핵문제에 대응하는 군사협력만 속도를 낸다면 주요 현안을 풀어갈 한국의 외교 협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전임 정부와 달리 한일 관계를 개선했다는 성과를 보이려는 조급함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안보태세 강화는 필요하지만, 세 나라 사이의 전략적 이해관계의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한미일의 군사밀착이 강화될수록 우발적 충돌을 비롯한 위기 우려가 커질 것이다. 지금처럼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고착화되는 것은 한국의 안보를 짓누르는 무거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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