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일본의 학자, 변호사, 언론인, 시민사회 인사 94명은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피고 기업이 사과도 하지 않고, 보상으로 1엔도 내지 않는 방안은 해결이라고 부를 수 없다”면서 일본 정부와 기업이 사과와 배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 12일 한국 외교부가 한국 기업들의 돈을 모아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방안을 공식화한 데 대해, 피해자들을 지원해온 일본 시민사회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수십년 이상 싸워온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없는 해법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일 정부는 2018년 일본 기업들이 배상금을 내도록 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해, 한국 기업 돈으로 대신 배상하면 일본이 2019년 한국에 취했던 수출 규제를 해제하고 과거 일본 정부의 담화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서둘러 강제동원 문제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 정부가 이렇게 서두르는 배경에는 한·미·일 안보협력 문제가 있다. 한국 정부는 올봄까지 강제동원 해법을 발표한 뒤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거쳐 세 나라의 협력에 속도를 내려 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지난 13일 미국에서 한 연설에서 “가능한 한 빨리 양국 현안을 해결”하고 “북한 위협에 직면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가겠다”고 강조했다.
안보 상황에 대응한 한·미·일의 협력도 필요하지만, 한국은 분명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 복잡한 역사와 정치가 얽힌 과거사 문제를 졸속으로 덮고 가려다간 심각한 역풍을 부를 수밖에 없다. 수십년 동안 피해자들이 요구해온 일본 가해 기업의 진심 어린 사과는 최소한의 요건이다. “일본 정부가 ‘과거에 사과했으니까 이걸로 된 것 아니냐’고 말하면 안 된다. 진정한 사과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와 보상을 하고,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카모토 아쓰시 전 <세카이>(세계) 편집장이 한 고언을 한·일 정부 모두 외면해서는 안 된다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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