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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기현 ‘울산 땅투기’ 의혹, 당사자 해명만 듣고 말 일 아니다

사설

by 거친악어 2023. 2. 2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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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울산 케이티엑스(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이 전당대회의 모든 의제를 삼켜버리고 있다. 경쟁 후보들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 김 후보는 “이 가짜뉴스가 진짜라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반발했지만, 더불어민주당까지 진상조사에 나서며 논란이 더욱 증폭되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1998년 울산시 고문변호사 시절 울산시 울주군 임야 3만4920평(11만5438㎡)을 2억860만원에 사들였는데, 국회의원이던 2007년 울산 케이티엑스 연계도로 노선이 김 후보 땅을 통과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애초 이곳은 2007년 8월에는 노선 검토 대상이 아니었으나, 같은 해 말 기본 노선으로 변경·확정됐다고 한다. 처음의 직선 도로 계획이 김 후보 땅 쪽으로 휘어서 개발되도록 바뀐 배경에 김 후보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게 핵심 의혹이다.

 

김 후보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시세차익 계산도, 영향력 행사도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관련 의혹을 ‘가짜뉴스’와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다. 민주당이 제기한 ‘1800배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서는 땅값만 100배 넘게 차이가 나는 아파트와 비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 시세에 대해선 ‘아무리 높아도 인근 임야의 절반 이하가 될 것’이라고 했고, 자신의 땅을 지나게 될 도로도 “보상도 안 해주는 터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해명을 받아들여도 현재 시세는 매입가의 십수배에 이른다. 일반 국민들의 박탈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현재로선 실체적 진실을 단정하기 이르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명되지 않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2007년 연결도로 노선이 변경될 당시 울산시장은 같은 당 소속 박맹우 전 의원이었고, 이후 그는 김 후보의 지역구(울산 남구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민주당은 “(김 후보는) 노선 변경의 대가로 울산시장이었던 박맹우 시장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줬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은퇴하고 소일거리 삼아 선산을 겸해서 산 것”이라고만 할 게 아니라 매입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검증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아니다. 울산시를 통해 연계도로 노선이 변경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공개적으로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까지 받는 유력한 대표 후보의 관련 의혹을 규명하는 것은 공당이자 여당으로서 당원과 국민에 대한 마땅한 책무다.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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