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8.22%였다고 국민연금이 2일 밝혔다. 연말 적립금이 890조5천억원인데, 연간 손실액이 79조6천억원이나 됐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고갈되는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연금개혁안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가입자의 불안감을 키우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연금개혁안을 내놓기에 앞서, 기금운용에 대한 가입자의 불안부터 해소해야 할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 설립 이후 지난해 이전까지 딱 두차례 손실을 기록했다.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수익률이 -0.18%였고, 그 뒤 2018년에 -0.92%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 손실률과 손실액은 일찍이 볼 수 없던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 채권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서 -22.8%, 국내 채권에서 -5.6%, 해외 주식에서 -12.3%, 해외 채권에서 -4.9%에 이르는 수익률을 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주식뿐 아니라 채권까지 값이 급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지난해에 벌어진 것은 사실이다. 국민연금은 운용 성과를 측정하는 수익률인 벤치마크에 견주면 국내 채권이 0.04%포인트, 해외 채권이 0.88%포인트 초과 성과를 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나라와 비교해 손실률이 일본(-4.8%)이나 캐나다(-5.0%)보다는 크지만, 노르웨이(-14.1%), 네덜란드(-17.6%)에 견줘서는 낮다고도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비교만으로는 1년간의 손실이 8%를 넘는 데 따른 가입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다.
투자수익률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고, 너무 큰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은 2019년 11.3%, 2020년 9.7%, 2021년 10.8%였다. 공격적인 운용을 하면 시장이 좋을 때는 이처럼 수익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정반대로 손실률이 매우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올해 2월 중 금융부문 수익률이 5% 안팎에 이르러 총적립금 규모도 벌써 930조원대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수익률이 출렁거린다는 이야기다. 꾸준히 나아지면 좋겠지만, 지난해와 같은 큰 폭의 손실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만약 몇해 연속 큰 폭 손실이 이어지면, 연금기금에 대한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사태를 충분히 설명하고, 가입자들이 불안을 해소할 방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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