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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자신의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했다. 30여분 연설 대부분을 야당 탓, 전 정부 탓, 노동조합 탓, 시민단체 탓, 사법부 탓, 중국 탓으로 채웠다. 국정수행 부정 평가율이 60% 안팎에 이르는 현실에 대한 성찰은 찾아볼 수 없고, 대신 “실사구시에 입각한 합리적 국정”, “제1호 영업사원을 자처해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공”, “‘건폭’이 멈췄다” 등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낯 뜨거운 칭송을 곳곳에 배열했다. 국정의 한 축인 집권여당 대표라기보다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장’이라는 인식만 스스로 더 깊게 만들었다.
김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어땠나? 죽창가 부르면서 반일선동 주도했다”며 전 정부를 탓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오염수는 그 후유증으로 인한 부담”이라며 국민의힘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오염수 문제마저 전 정권 책임으로 돌렸다. 반면, 윤 대통령에 대해선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정상화 노력은 고독한 결단”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미 정권이 교체된 지 1년이 넘었다. 끝없는 전 정권 탓은 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리인가.
김 대표는 노조에 대해선 “떼법, 폭력, 협박과의 타협은 없다”고 했고, 민간단체에 대해선 “국민 혈세에 빨대를 꽂아서 사리사욕을 채웠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사법부에 대해선 “철밥통 지키기에만 혈세를 축내고 있다”고 했고, 전교조에 대해선 “아이들에게 세뇌교육을 한다”고 주장했다. 거친 막말로 국민을 편 가르고 강성 지지층의 혐오를 부추기는 행태다. 집권여당 대표로서는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다.
민생 대책으로 제시한 내용들도 공허한 말잔치에 그쳤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을 “근본적인 저출산 해결책”이라고 강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노동개혁을 설명하며 “쉬고 싶을 때 확 쉬고 일할 때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 ‘윈윈’”이라고 했다. 장시간 노동 부활이 어떻게 저출산 해법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또 세제 개혁해야 한다며, 법인세·상속세 인하에 나서겠다고 부자 감세를 예고했다. 심각한 세수 펑크와 불평등 심화는 보이지 않는 듯하다. 현실성도 없는 ‘의원 정수 30석 축소’를 정치개혁 과제로 내세운 것을 두고도 실익도 없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연설은 국민보다 ‘윤심’만 바라보는 여당의 현주소를 부끄러움도 모르는 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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