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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수능 난이도 발언’으로 인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지만,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발단이 된 6월 모의평가 난이도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의 대입담당 국장 경질과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감사 압박, 평가원장 사임으로 사태가 확산됐지만,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에 대한 원론적 문제제기 외에는 언급된 내용이 없다. 수능을 불과 5개월 남겨놓고 출제 경향을 파악하려는 수험생·학부모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계에선 이규민 평가원장의 전격 사임을 초유의 사태이자 미스터리로 보고 있다. 수능도 아닌 모의평가, 출제 오류도 아닌 난이도 논란으로 평가원장이 사임한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데, 정작 논란을 일으킨 시험 문항이 무엇인지 공개되지도 않고 있다. 6월 모의평가는 아직 채점이 완료되지 않았고, 오는 28일 수험생들에게 성적이 통지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도대체 누구로부터 무슨 얘기를 들었길래 ‘난이도 조절 실패’로 단정 짓고 이 혼란을 일으킨 것인지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에서 대입을 담당하는 중요 보직을 맡고 있던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이 인사이동 6개월 만에 경질된 것도 의문거리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6월 모의평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의도했던 기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국교육방송공사(EBS)나 입시업체들이 일부 표본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6월 모의평가 난이도는 예년과 비교할 때 평이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20일 “킬러 문항 제외는 이미 지난 3월 올해 수능 계획 발표에 포함됐던 내용”이라며,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하고 있다. 하루 전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의평가 문제점을) 분석하는 중”이라고 밝혀, 교육 수장조차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샀다. 대통령실과 정부·여당 모두가 대통령의 ‘즉흥 발언’을 수습하는 데 정신이 없는 모습이다.
그러는 사이 당장 5개월 뒤에 수능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들은 6월 모의평가에서 문제가 된 ‘킬러 문항’이 어떤 것인지, 해당 문항 정답률은 어떤지, 교과과정을 벗어난 출제 지문은 무엇인지, 올해 수능은 ‘물수능’이 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이렇게 무책임한 대통령이 있었던가. 출제 기관 ‘군기 잡기’는 그만두고, 이제 어떻게 할 건지를 밝혀야 한다.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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