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용은 다소 늘었지만 절반이 비정규직이고, 남녀 임금격차는 오히려 악화됐다. 여성가족부가 6일 발표한 ‘2021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을 보면 우리 사회 구조적 성차별은 여전히 공고하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고용률(51.2%)은 전년 대비 0.5% 포인트 올랐으나 남성(70.0%)과는 차이가 크다.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은 47.4%로 남성(31.0%)에 비해 고용의 질이 좋지 않다.
성별 월평균 임금격차도 커졌다. 지난해 임금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남성이 383만3000원, 여성이 247만6000원으로 그 격차(135만7000원)는 전년보다 4만원가량 더 확대됐다. 의사결정 부문에서 여성의 대표성은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갈 길이 멀다. 4급 이상 일반직 국가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지난해 19.7%로 역대 최고였다. 하지만 규모 1000명 이상인 공공기관 임원 비율은 전년보다 2.5% 포인트 하락한 4.4%에 불과했다.
여성 고용의 질을 하락시킨 주요 이유는 경력단절이다. 결혼·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후 재취업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남성에 비해 평균 근로시간이나 근로연수가 짧아지게 된다. 관리자로 승진한 여성의 비율도 낮을 수밖에 없다.
남녀 임금격차의 주된 원인인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으려면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이 없도록 정책적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기업에 임금은 물론 직무·승진·고용형태 등 성별 격차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하는 ‘성평등 임금 공시제’ 도입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
여성가족부는 25년째 매년 발표하는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 제목에서 올해는 ‘여성’을 삭제하고 대신 ‘남녀’를 넣었다. 기존 여성의 삶이라는 제목은 우리 사회에 여성이 차별받는 구조가 존재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가 이런 보고서를 내놓는 목적은 현실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 드러난 여성의 삶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용어를 바꾼다고 갑자기 양성평등이 실현되는 것은 아닐 텐데, 이런 결정이 폐지의 기로에 선 여가부의 정치적 제스처는 아니었길 바란다.
<출처: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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