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이 됐다. 이틀 만에 키이우를 함락하고 친러 정부를 세운다던 계획은 오래전에 물 건너갔다. 적을 과소평가했던 러시아의 전략 수정과 미국의 첨단무기를 등에 업은 우크라이나의 반격 속에서 장기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이 길어지는 만큼 국제사회 질서도 깊숙한 곳까지 바뀌어 간다. 트럼프의 고립주의에서 벗어난 미국은 우산을 높이 펼쳐 동맹 규합에 나섰고, 그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블록에 북한은 한층 더 밀착했다. 세계무대에서 높아진 위상만큼, 이렇게 급변하는 국제 정세는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안 그래도 코로나 탓에 위태롭던 경제는 이 전쟁이 가속화한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았다. 에너지부터 식량까지 세계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가까운 미래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세계화 시절에 한껏 넓혀놓은 경제영토는 그간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기조가 용도를 다해가는 터라 뜨거운 감자가 됐다.
우리를 향한 미국의 요구는 한층 수위가 높아졌고, 그것을 견제하는 중국의 태도는 한층 거칠어졌다. 무엇보다 21세기에 핵을 가진 나라가 자국 이익을 위해 전면전에 나서는 선례가 만들어졌다. 핵보유에 다가선 북한이 그것을 보고 있다.
경제부터 안보까지 이 전쟁이 초래한 세계 질서의 변화로부터 우리가 자유로운 구석은 없다.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기엔 그 폭이 너무 넓고 깊다. 마침 새 정부가 들어서 기존 외교 정책과 대응 전략을 수정해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가리키는 변화의 방향을 면밀히 분석해 반영해야 할 것이다.
한·미 동맹을 가장 밑바탕에 놓은 정부의 기조는 불가피했고, 또 바람직하다. 이제 세부 원칙들을 정교하게 다듬어가야 한다. 장차 숱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일관된 전략과 원칙을 수립해 놓아야 흔들림 없이 헤쳐나갈 수 있다.
<출처: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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