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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의 n번방이라니… 범정부적 근절 대책 강구하라

사설

by 거친악어 2022. 9.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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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n번방’과 유사한 형태의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물 범죄 정황이 포착됐다.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제2의 n번방 주범 ‘엘’(가칭)을 추적 중이다. 엘은 미성년자들을 협박해 성 착취 동영상을 강제로 찍게 만든 뒤 이를 받아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법은 n번방보다 더 악랄하고 교묘해졌다.

 

피해자에게 접근하기 위해 ‘최은아’라는 가명을 사용해 여성을 사칭하고, ‘가짜 박제방’을 조작해 압박했다. 온라인에서 박제란 특정인의 성 착취물 등을 공개한 뒤 지우지 않고 남겨둔다는 의미다. n번방 실태를 쫓았던 ‘추적단 불꽃’을 사칭해 접근하기도 했다.

 

피해자를 옭아매기 위한 교묘한 장치를 넣은 것이다. 엘은 특정 대화방에 둥지를 틀지 않고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범행 증거를 최소화했다. 확인된 피해자는 6명으로 모두 미성년자다. 사진과 영상이 350개가 넘는데 성폭행으로 추정되는 것도 있다. 아이들 몸에 ‘엘 주인님’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것도 있다.

 

n번방 사건 이후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분노와 각성이 있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n번방 운영자 문형욱이 각각 징역 42년형과 34년형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지만, 유사 범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n번방으로 사회가 떠들썩했을 때 잠시 주춤했던 디지털성범죄는 더욱 음성화되고 변형돼 추적이 어려워졌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깊은 불신도 여전하다. 사회적 성인지 감수성 부재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격살인’ 수준의 충격에 휩싸인 피해자들은 불법 성 착취물이 유통될까 봐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우선은 주범 엘을 검거해 강력하게 처벌해야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국가가 디지털성범죄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확실한 범정부적 근절 대책을 강구하라.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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